최첨단 전자회로를 이용해서 앰프를 만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 하셨을 겁니다.
디지털 앰프, 디지털 볼륨, 디지털 컨트롤 등등...
하지만 너무 매정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절대 아닙니다.
앰프 회로는 1970년대에 끝났다는 말, 들어보신 분도 많으실 겁니다.
여기에서 끝났다 라는 표현은 재생되는 사운드의 청각적 기준에
무게를 둔 것입니다.


고급 오디오의 황금시대가 80년대에서 2000년 사이였다면
대중적인 오디오의 황금기는 60년대부터 80년대 전입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때가 오디오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가장 황금기를 이룰 때였기 때문입니다.
오디오 부품도 이 시기에 제작된 것들이 가장 좋았고 아직까지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골드문트에서 사용하는 출력석 또한 이때 나온 것으로 골드문트에서는
이 부품이 단종 될 것을 예상하고 그 이전에 대량으로 구매해 놓았다고 합니다.


오디오뿐만이 아닙니다.
가전제품 또한 투박하고 기능이 적었지만 내구성과 실용성은 요즘 것들이
절대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집도 이제 복고형태로 바뀌어 예전 처럼 황토 같은
친환경 소재로 짓는 것이 유행이고요.


오디오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
그렇다면 요즘 처럼 최첨단 회로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딱, 두 가지입니다.
디자인과 편리성.
생산자 입장에서는 제작의 용이함.


오디오에서 제일 처음 사용된 첨단 기술은 터치 스위치 였습니다.
꾹꾹 눌러주는 스위치가 아닌 손끝만 건드리면 작동되는 형태,
당시로써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호기심을 유발하여 구매력을
당겨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기능적 요소는 구매력과 연결되기에 업체로써는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는 제작형태가 됩니다.


오디오의 황금기였던 90년대 전후로는 오디오는 크게 학생용 오디오인
미니 콤포넌트, 그리고 어른들의 매니아용 오디오로 구분되었습니다.
이때 큰 특징을 보이게 되는데 미니 콤포넌트에는 기능적인 요소가
많이 사용되었고 매니아용 오디오는 기능 보다는 음질위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때는 명기도 많았지요.
이 때만 해도 매니아 사이에서는 리모콘이 들어가는 제품은

오디오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당연시 되었습니다.
그 정도로 기능보다 음질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더 컸습니다.


그런데 2000년이 지나면서 인터넷은 활성화 되지만 오디오 시장은 작아지고
하는 사이에 미니 콤포넌트와 매니아용 오디오의 벽이 무너지고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나온 오디오가 하이엔드 대열에 오르게 됩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인터넷의 영향으로 오디오 입문자나 오디오를 오래한
매니아층이 업체에서 볼 때는 구분할 필요가 없다 라는 것과
이제는 전문 오디오용 부품의 생산중단으로 음질적 부분 보다는 기능적,
디자인적인 부분으로 생산, 마케팅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디오의 음질적인 부분을 중요시 하는 대상의 수가 
부쩍 줄어들었다 라는 것입니다.


이런 시대적 흐름은 오디오를 생산하기에 너무 어려운 환경이 되었고
많은 업체가 문을 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슬픈 일이지만 레인보우 케이스를 작업한 업체의 사장님은 사업에 실패해
얼마 전에 자살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많은 유명 오디오 엔지니어들이 전업을 하다 보니
제대로 만들어진 오디오 구경은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원자재 값 인상으로 가격은 올릴 수 밖에 없게 되어 10년 전에 백 만원 하는
제품은 이제 500만원이 되어야 만들 수 있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돈 값 하지도 못하는 것이 가격은 왜 이리 비싸냐..라고 하시겠지만 음질을
떠나서 그 만큼 만드는데 있어 원가가 많이 비싸졌습니다.
요즘 기기들이 디자인과 기능성 위주로 나오면서 비싸지기까지 한 것에는
이런 속내가 있습니다.
이런 추세가 혹시 원래 이래야 좋은 것 아닌가 하고
오해하실 분이 계실 것 같기도 합니다.
인터넷 문화가 모두 좋은 것이 아니듯 최첨단 회로도 모두 좋은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