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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Plus


Libido Hi-Fi
Rainbow Ⅱ

드디어 레인보우의 새 버전을 만나다!
글 | 이종학(Johnny Lee)


큰 북의 울림이 서서히 고조되는 가운데, 휙휙 공간을 가르는 현악군의 등장,

난데없는 관악군의 돌진 등이 복잡하게 어우러지는데,
이 부분을 명료하게 분해한다.
특히, 몰아칠 때 에너지가 가감 없이 터져 나와, 속이 다 시원하다.

각 악기의 뉘앙스도 우아하게 묘사하고 있다.




시청실에 들어와서 리뷰할 제품들을 살펴보다 잠시 멈칫했다. 정말 오랜만에 반가운 손님을 만난 것이다.
바로 리비도의 레인보우 2.
실은 10여 년 전에 레인보우 첫 작품을 시청하고, 다양한 스피커에 물려본 경험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낯이 익다.
단, 그 사이, 리비도의 다른 제품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 그냥 레인보우라는 제품은 우리 오디오사의

작은 사건 정도로 끝나고 말았구나 생각해왔다.
그러다 불현듯 후속기를 만난 것이다.

 
전작이 다소 큰 사이즈에 300W를 내는 괴물이었다면, 본 기는 어떤 모습을 취하고 있을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사이 레인보우엔 무슨 일이 벌어졌단 말인가?
사실 우리나라 오디오의 현황에 대해 좀 깊이 안다는 분들은, 가끔 내게 리비도에 대해 물어보기도 한다.
워낙 레인보우에 대한 기억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자신이 이 회사와 일절 연이 없어서 뭐 해줄 말이 없었다.
이번에 레인보우 2로, 아무튼 리비도가 건재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상당히 반갑기만 하다.

사실 뭔가를 개발하는 회사를 보면, 그게 오디오건 뭐건, 아무튼 개발에 너무 몰두하다보니

마케팅에 소홀한 경우가 태반이다.
하긴, 엔지니어의 마인드와 마케터의 태도는 물과 기름 사이라고 할까,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 부분에 대한 타협이나 조화가 없으면, 회사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리비도의 홈페이지를 보고, 기사를 읽으면서, 아마도 이런 부분에 애로 사항이 있었을 것이란 짐작을 하게 한다.

리비도를 주재하는 최재웅 씨로 말하면, 어릴 적부터 오디오 제작에 큰 관심이 많았던 모양이다.
하이틴 시절에 이미 회사 이름을 <조선 전자>로 정한 후, 시스템 컴포넌트까지 만든 이력이 있다.
당시에는 스피커부터 턴테이블, 앰프 등을 하나의 세트로 구입하던 게 유행이었으니,
그런 개념으로 몽땅 만들어본 것이다.
단, 턴테이블은 반제품, 카세트 데크는 내부 개조 등에 그칠 수밖에 없었지만, 그 외에 앰프, 튜너, 스피커는

다 본인이 제작했다.
그간 숱한 외국의 디자이너를 만나서 인터뷰했지만, 이렇게 시스템 컴포넌트까지 만든 사람은 없다.
그 점 하나만으로도 무척 비범한 인물이라 생각한다.
 

이후 1997년경에 리비도를 창립해서 본격적으로 앰프 제작에 몰입한다.
그러니 올해로 창업 21주년이 되는 셈이다. 그 사이 IMF라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던가,

참 굵직굵직한 사건을 겪고, 국내 제품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꿋꿋하게 견디며 지금도 건재하고 있으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자세한 묘사는 없지만, 글 안에 담긴 여러 사연은 갑자기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순간도 있었다.

참고로, 전작 레인보우는 SE 버전을 포함, 총 86대가 판매된 모양이다.
그러나 재료 원가에 비해 턱없이 싼 가격표로, 아무리 판매해도 이윤이 보이지 않은 구조였다.
레인보우 자체는 발매 당시 모 오디오 전문지에서 올해의 제품으로 선정될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마켓의 상황은 또 달랐던 것이다.
이후 절치부심, 드디어 후속기가 나왔다. 제작자에 따르면, 분리형을 만드는 것보다
더한 정성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대량 생산 자체가 안 될 만큼 완벽을 기해, 구석구석 제작자의 손길이 들어갔다.
장인이 최상급의 가방이나 구두를 만드는 과정과 같은 것이다.


여기서 본 기는 프리부와 파워부를 나눠서 그 각각에 최상의 솔루션을 추구하고 있다.
프리부엔 오랜 기간 개발해온 V2 레인보우 전용 모듈을 넣었고, 밸런스 1계통, 언밸런스 3계통의 입력단을 구축했다.
한편 파워부는 전원 쪽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좌우 채널을 각각 나눠 별도의 전원 트랜스를 투입하고,
스피커 드라이브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음 자체는 예전 레인보우에서 들었던, 상쾌하고 투명하면서 빠른 반응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매우 반가웠다.
출력은 대략 61W(8Ω)로 일반적인 북셀프와 톨보이 정도는 충분히 구동하리라 본다.
 
그럼 본 기의 시청으로 들어가자.

첫 곡으로 들은 얀센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심지가 곧고, 개방적이며, 전망이 좋다.
일체 망설임 없이 바이올린이 고역으로 쑥쑥 치닫는다. 또 저역이 튼실해서, 스피커가 기분 좋게 노래한다.
구동력이란 측면에서 무척 만족스럽다.
빠르고, 활기찬 음은 역시 레인보우의 혈통 그대로다.
이어서 정명훈 지휘,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중 행진.
큰 북의 울림이 서서히 고조되는 가운데, 휙휙 공간을 가르는 현악군의 등장, 난데없는 관악군의 돌진 등이
복잡하게 어우러지는데, 이 부분을 명료하게 분해한다.
특히, 몰아칠 때 에너지가 가감 없이 터져 나와, 속이 다 시원하다.
각 악기의 뉘앙스도 우아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수미의 ‘도나 도나’. 숱하게 들어본 트랙인데, 과연 양호하면서 추천할 만한 내용을 들려준다.
더블 베이스는 적절한 양감을 갖고 있고, 보컬은 한없이 청아하며, 클라리넷의 서포트는 곡 자체를

무척 환각적으로 연출한다.
적절한 공간감을 그려가며, 뒤끝이 개운한 음. 질감도 만족스럽다. 레인보우의 귀환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제조원 리비도하이파이 (02)711-7349
가격 450만원

[프리앰프부]
사용 모듈 V2 레인보우 전용 모듈

재생주파수 대역 10Hz-96kHz(±1dB)

아날로그 입력 RCA×3, XLR×1

입력 임피던스 1㏁(RCA), 10㏀(XLR)

입력 감도 150mV(RCA, 1kHz), 1V(XLR, 1kHz)

출력 임피던스 470Ω
출력 1.23V(150mV, 1kHz)


[파워 앰프부]
실효 출력 61.58W(8Ω), 105.8W(4Ω)

정격 입력 1V

재생주파수 대역 10Hz-80kHz(±0.1dB)

THD 0.021%

최대 허용 입력 1.2V

전원부 구성 듀얼 모노럴 방식(300W+300W 토로이달 트랜스)

크기(WHD) 42×10×36cm
무게 12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