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도(M-35 파워앰프, P-35,P-40 프리앰프)는 음악을 새롭게 들려주는 앰프다.

 

마치 지휘자가 곡을 해석하듯이 음반의 곡을 재해석해주는 듯하다.

 

음악을 들을 때 시종 집중해서 듣는 곡이 있는가 하면, 편안하게 흘려듣는 곡도 있다.

 

<파가니니 포 투>는 내가 즐겨 흘려듣는 음반 중 하나이다.

 

P-40을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동안 P-35로 이 음반을 들어보았다.

 

너무나 잘 알려져 있고, 쉽게 듣는 곡들이 새롭게 들려왔다.

 

“아~~ 이 곡이 이랬었는가? 이런 곡이었나?” 그런 기분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듣고 말았다.

 

그래서 리비도는 음악을 재해석 해주는 앰프이다.

 

 

일주일전 드디어 기다리던 P-40이 우리집 식구가 되었다.

 

P-35와 P-40을 비교해보면, 전체적인 음색과 느낌은 비슷한데,

 

P-40은 P-35보다 소리의 입자를 더 잘게 미분해 놓은 것 같다.

 

너무나 부드럽고 너무나 섬세한...

 

악단에 비교해 보면, 부드럽고 감미로운 연주로 명성이 높은 필라델피아오케스트라의 딱 그 소리다.

 

P-40이면 연주회장에 가지 않고도 필라델피아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베를린 필의 사운드도 필라델피아의 사운드로 변한다.

 

 

P-40은 피아노곡과 성악곡에 탁월하다.

 

특히 피아노곡은 은쟁반에 금구슬(옥구슬보다 비싼) 소리를 낸다.

 

호로비츠가 피아노를 노래하듯이 연주했다면,

 

P-40은 피아노곡을 그렇게 노래하듯이 들려준다.

 

만약 피아노곡을 즐겨 듣는다면 반드시 P-40이어야한다.

 

P-35는 발란스단이 없어서인지 피아노곡은 듣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P-40은 피아노를 특별히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반대로, 즐겨 듣는 음악이 피아노나 성악곡보다는 현에 치중되어 있다면,

 

P-35도 그런대로 괜찮다.

 

대체로 음악을 들을 때 피아노곡보다 현악곡에서 감흥을 느끼지 않는가?

 

P-40이 특이한 것은, 피아노곡에서도 더없이 큰 감흥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성악곡에서는, 내가 아끼는 음반이 로저와그너 합창단의<더 베스트 오브 로저 와그너 코랄>인데,

 

즐겨 듣는다고 하지 않고 아낀다고 한 이유는, 좋아하긴 하지만, 지금껏 만족스런 소리를 들려준 적이 없어서

 

 잘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P-40이 들어온 이후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이 음반을 매우 즐겨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음에서 합창단원의 코랄이 뭉치지 않고 완벽하게 조화되고,

 

고음에서 성악가의 음성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생생하게 살아있다.

 

 

 

그런데, P-40의 너무 부드럽고 가늘고 섬세한 음색이 오히려 우리 시스템에서는 문제였다.

 

케피톨레 시디피도 부드러운 음색이고, 파워앰프도 부드럽고, P-40은 더 부드러우니 당연한 결과일까?

 

P-35 였을 때 해상도를 좀 높이려고 파워앰프에 연결한 썬야타 케이블도 부드러운 편이다.

 

아직 에이징이 되지는 않았지만 프리 파워앰프 사이의 샤크 케이블 역시 곱고 가는 소리에 속하는 것 같다.

 

감미로움이 지나치다못해, 마치 포근한 음악의 이불을 덮은 것처럼, 1악장 후반부쯤이면 스르르 졸음이 온다.

 

특히 현악곡의 경우, 비단결처럼 곱기만 하고 감흥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약간의 튜닝의 필요성을 느끼고, 케이블을 교체했다.

 

<해상도를 높이고 부드럽게>가 아니라 해상도를 떨어뜨리더라도 좀 투박한 쪽으로 튜닝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파워앰프의 썬야타를 씨디피에 연결하고, 해상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파워풀하고 음악적 뉘앙스를 살려주는

 

 이니그마se를 파워앰프에 연결했다.

 

리비도 앰프는 워낙 모니터적이어서, 소스와 케이블에 따라 소리가 많이 달라진다.

 

P-40의 해상도가 극한까지 좋으므로(P-40의 해상도는 저음에서 탁월해서 볼륨을 귀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만큼

 

올려도 소리가 깨지거나 뭉치지 않는데, 아래층에서 당장 올라와서 나의 유일한 취미를 방해할까 두려워하면서도

 

 볼륨을 줄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좋다), 케이블의 해상도가 다소 떨어져도 상관 없었다.

 

케이블을 교체하니, 섬세함과 부드러움은 그대로이면서 톤이 약간 굵어지고 힘이 실렸다.

 

그렇다면 혹시? 시디피와 파워앰프의 전원케이블을 교체했으니, 샤크에 밀려 방출하려고 밀쳐두었던 실텍을

 

 연결해보면 어떨까?

 

P-35보다 P-40에서 샤크가 너무 좋은 소리를 들려주어서(파워앰프의 전원케이블이 썬야타였을때) 실텍을

 

방출하기로 했는데, 전원케이블을 바꾸었으니 다시 한번 연결해보았다.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현의 소리가 깊어지고 해상도는 P-35보다 훨씬 좋지 않은가!!

 

대신 피아노와 성악은 샤크보다 못했다.

 

결국 현은 실텍으로, 피아노와 성악은 샤크로 케이블을 바꿔가며 들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리비도는 한편으로는 소스나 케이블의 튜닝이 반드시 요구되는 앰프이면서도, 기본기가 워낙 좋아서 어떤 소스나

 

 케이블을 매칭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만족스런 소리를 들려줄 것 같다.

 

앞서 올린 글에서 리비도로 우리 시스템의 종지부를 찍을 것만 같은 예감이라고 말했는데,

 

글쎄? 현에서도 P-40을 능가하는 프리앰프를 만들어주시기를 기대하며, 그래서 인터케이블을 바꿔가며 듣는

 

 번거로움이 해소되길 바라면서, 당장은 P-40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처음 P-35를 만났을 때 게시판에 글도 올리고,

 

이런 앰프를 만든 분은 누구일까? 궁금해서 남편과 함께 라면 한박스를 들고 용산 작업실을 찾아간 적이 있다.

 

리비도로 음악을 들으면 사장님의 작업실이 떠오른다.

 

작업실의 환경이 지금 앰프가 들려주는 소리와 너무나도 상반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리비도는 자신의 주변은 티끝 만큼도 돌아보지 않고,

 

온 생애와 열정을 아름다운 소리 하나에만 바쳤기에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한가지.. 다른 건 몰라도 건강을 위해서 작업실이 쾌적했으면... 환기라도 시킬 수 있다면..하고 생각해본다.

 

(현재 저희집 시스템)

스피커 : JM LAB VEGA

시디피 : 오디오에어로 케피톨레

튜 너 : 매킨토시 MR-71 진공관 튜너

파워앰프 : 리비도 M-35

프리앰프 : 리비도 P-40

전원장치 : 이소텍 미니서브

파워케이블 : 파워앰프(이니그마se), 프리앰프(오디언스), 시디피(썬야타 파이손)

전원장치(반덴헐 메인스트림)

인터케이블 : 씨디피-프리(이니그마 밸런스), 튜너-프리(이니그마 언밸런스),

프리-파워(샤크 퓨어실버 밸런스, 실텍88 밸런스)

스피커케이블 : 쌍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