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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오는 하이엔드 앰프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소비자들의 청감 능력이 아무리 퇴화되었다 하더라도

만듦새를 보면 예전 장인정신의 기질을 가지고 만들던 기억은

이제 추억속에서만 만날 수 있나 봅니다.

회로적 음질의 창의성은 OP-AMP로 도배되니 일찌감치 사라졌고

외형과 기능에만 원가비중을 추구하니 그것은 결국 좋은 음질이 아닌

자본주의 형태에서 파생된 돈만 쫒고 있다는 형상이 바로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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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증폭라인을 OP-AMP로만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1, OP-AMP의 성능이 예전보다 많이 발전했다.

2, 만들기 편하다.(설계의 비중이 거의 없을 정도)

3, 원가가 절감된다.(설계비용, 조립 비용 등)

4, 외관에 비용을 더 투자할 수 있다.(디자인으로 판매율 상승)


이렇게 OP-AMP로만 만들어지다 보니 카피가 너무 쉬워져서 중국 등지에서는

하이엔드 신품이 나오기 무섭게 바로 복각 완제나 킷트로 만들어져 판매되는 현실입니다.

이런 이유를 그림으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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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미리 밑그림이 그려져 있는 유치원생용 스케치북 입니다.

여기에 자기 맘에 드는 색을 칠하면 그림이 완성됩니다.

이것이 OP-AMP를 사용하는 방식과 같고 앰프 설계의 한계점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창의성 제로라는 뜻이지요.


그럼 예전 장인정신을 가지고 만들었던 제품 중 하나를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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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제품이라 모델을 말씀 안드려도 아실겁니다.

위에 올린 OP-AMP로 도배된 요즘 앰프와는 사뭇 다르지요.

거의 모두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럼 이것은 그림에 비유하면 어떨까요?

바로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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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겁니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하얀 백지입니다.

이곳에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이냐는 무궁무진하게 넓게 펼쳐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좀 막막하겠지만 전문가들에게는 창의성을 한층 더 높게 발휘할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하이엔드 업체들은 이런 꼼수를 부려가며 제품을 그렇게 만들까요?

이야기를 약간 돌려보면

명품가방 참 좋아하는 우리나라 입니다.

비닐 봉지도 명품 이름이 인쇄된 것을 좋아라 하지요.

이런 심리는 제품의 퀄리티 보다 그 브랜드의 이미지에 담겨있는 스토리를

더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두 가지 결론으로 납니다.

1, 실용성 이냐

2, 소유욕 이냐

이런 흐름은 단지 오디오나 유명 가방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업체들은 이런 심리를 이용한 메케팅을 일찌기부터 해오고 있습니다.


"나는 그래도 브랜드 오디오를 사겠다" 라는 분은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누가 말리나요?


마지막 한 가지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유럽에도 비싼 유명 브랜드의 가방이 팔리기는 하는데

보통 인생의 한번 뿐인 성인식날을 축하해주며 가방을 선불로 줍니다.

그 선물받은 가방은 의미가 있어 평생 사용하다보니 길거리에서 중년 여성들이 가지고 다니는

유명 브랜드 가방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옵니다.

그런데 비싼 새 가방을 들고 유럽여행을 하던 우리나라 중년여성에게

현지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저 분은 성인식날 선물을 못받았나 보구나...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