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런 글은 하이텔 시절에 열정적으로 오디오 취미생활 하시던 분들이

올려야 되는데 그 분들 지금 어떻게 지내시나 궁금하기도 하네요.

요즘 오디오를 시작 하시거나 아니면 몇 년 이상 쉬시다 다시 오디오 하시는

분들은 타이머신을 타고 온듯한 느낌이 드실 겁니다.

그 정도로 너무 많이 달라졌지요.

예전 오디오와 지금의 오디오가 어떻게 달라졋는지

큰 카테고리를 적용해 정리해보면...


1, 요즘 오디오는 디자인과 기능으로 승부한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오디오가 디자인이 모자란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명기라는 소리 듣는 음질위주형의 오디오가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져 편리성을 요하게 되자 너도나도 리모컨이 되는 오디오가 쏟아지기 시작했지요.

예전에 하이파이 오디오에 리모콘이 들어가면 마니아들은 하이파이 오디오 라인에서 배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제품은 음질에 끼치는 영향 때문에 범용적인 오디오로 마니아가 아닌 일반인들이 그냥 편하게 음악을

듣는 일반적인 앰프로 생각해 감히 리모콘 달린 하이파이 오디오는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CDP가 리모콘을 달고 나오면서 부터 상황이 급격히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 뒤로 그런 상식을 뒤집을 것 같지 않았던 굵직굵직한 하이엔드 메이커에서도

리모콘 달린 오디오를 만들게 되었고 리모콘 전성시대가 도래됩니다.

90년대에는 상상을 하지 못했던 변화지요.

그래서 요즘 오디오는 음질 보단 편리성으로의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2, 디지털 파일의 발전.

PC-FI가 처음 나올 때만 해도 사람들은 비웃었습니다.

당시 LP가 좋나, CDP가 좋나 에 대한 의견이 팽배했던 시절이라

PC-FI 는 거론대상 조차 되지 않았던 분야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PC-FI 도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발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음악 파일에 대한 규격도 어느정도 확립이 되고(방송사 송출 사운드 기준)

음악 시장도 앨범에서 파일 판매도 접어들면서 PC-FI시대가 도래됩니다.

그럼 또 지금 여기에서 LP가 좋냐, PC-FI가 좋냐를 거론할 수 도 있겠지만

그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란 질문과 같을 정도로 정답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두 소스는 나가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고 그런 문제는

논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써먹는 놀이에 불과합니다.

LP는 다시 부활하고 있지만(소장가치 때문에) CDP는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고

PC-FI 는 대중화 되어 소스측면의 발전은 많이 이루어졌지만 이외의 다른 기기들은

퇴화되는 변화를 보여 그 발전이 무색하게 되었습니다.


3, 골방파이의 증가.

예전엔 아파트 거실이라도 룸튜닝을 잘 하고 오디오 하시던 분들도 많았고

단독 주택이나 전용 리스링룸을 마련해 완벽한 환경에서 오디오 하시던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골방파이가 굉장히 늘었습니다.

그래도 오디오는 하고 싶은데 환경은 따라주지 못하는 아쉬운 변화지요.

이 분들이 결국 미래의 오디오 시장을 주도하는 세대가 되리라 믿고 응원합니다.


4, 발품팔이가 없어진 요즘.

요즘 인터넷 시대에 치약 하나도 손가락으로 주문하면 바로 받을 수 있는 때라 그런지

예전에 비해 발품족이 아주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90년대만 하더라도 어디에서 오디오 시연회를 한다 하면 전국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요즘은 아무리 좋은 시연회를 한다 해도 참석자가 별로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청평이나 소문만 믿고 비싼 오디오를 덥석 구입하신다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실패확률이 높습니다.

오디오 취미생활 만큼 발품팔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발품팔이와 귀동냥은 수업료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지름길이란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5, 내가 누구지?

위 4번 내용과도 연결되는 것인데 활동력이 적어니다 보니

라이브 음악 연주회장도 못가고 발품팔아 귀동냥도 못하다 보니

입맛을 잃듯 청각을 잃는 분들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성향의 재품 두 가지를 들려줘도 그 차이점을 모르신답니다.

보통 자신의 취향을 몰라 헤메시는 분들의 이야기는 이해가 가는데

청각을 잃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저도 놀랐습니다.

왜 이렇게 시대가 변하고 있나 곰곰히 생각도 많이 해봤지만

사람은 자라나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며 사는 것인데 이런 환경이

잘못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제일 큽니다.

시대가 너무 편한 쪽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결코 좋은 방향은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6, 겨울전쟁.

날이 추워지면 여기저기서 글이 올라옵니다.

앰프 트랜스 험이나 스피커 험 때문이지요.

아주 연말만 되면 연례적으로 올라오는 글이라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예전 90년대에는 이런 글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에전에는 지하철 공사장 주변에 계시는 분들이 전기에 대한 하소연글이 올라오는 정도)

그 정도로 예전과 지금의 가전제품 전원부의 변화가 크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열기구나 전기담요 등이 가장 큰 원인이고 두 번째가 어설프게 만든

SMPS전원부를 갖는 전기제품 입니다.

트랜스의 원가생승으로 가전제품은 물론 오디오에도 SMPS전원을 사용하는데

원가절감 차원에서는 좋지만 제품이 갖고 있어야할 기품있고 깊은 맛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90년대의 묵직했던 전자제품이 그립고 이런 친구들은 전기에도 영향을 안주고 좋았는데 말이지요.... 


대충 이정도인데

또 글 올리고 나면 다시 생각나는 것들이 있을 것 같네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