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KEF 105.3 스피커를 1991년도에 신품으로 구매했었습니다.

당시 이 스피커는 막 수입을 시작하던 신제품이었지요.

그런데 스피커를 받고 처음 연결하자 느낀점은 예전에 매장에서 들었던 소리가 아니더군요.

저역은 온데간데 없고 고역은 거칠고....

그래서 이 스피커를 울릴 목적으로 앰프도 따로 만들어서 물려보고 했는데

6년 정도가 지나자 비소로 평탄한 재생폭으로의 음역이 뚫리더군요.

이 스피커는 신품사운드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 수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수입도 중지되었고 생산도 중지되었습니다.

아마 이 스피커를 설계했던 엔지니어는 굉장히 억울해 했을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얼마 수입되지 않은 KEF 105.3 스피커가 여기저기서

막혔던 것이 뚫리는 사운드를 보여주면서 뒤늦게 진가가 드러났고

품귀현상까지 발생하는 진기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고 아직도 이 스피커를 찾는 분들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1997년도에 소리사이라는 이름으로 리비도 앰프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당시 소리사이 제품을 사용하시던 분은 주구장창 오로지 같은 앰프만을

쭈욱 사용해 오시면서 리비도의 신제품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신 눈치입니다.

왜? 냐고 물으니 예전 소리사이 시절의 앰프가 더 좋더라 하십니다.

그동안 세월이 흘러 앰프가 제대로 에이징 되었다라는 생각은 뒷전이신지요....

빈티지 진공관 앰프들을 보면 아주 진득한 사운드로 마니아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정작 앰프 내부의 오일 커플링 콘덴서는 너무 오래되어 오일이 새는 현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요...

그만큼 세월이 흘러 숙성될 만큼 숙성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오일이 새는 콘덴서를 새 것으로 바꾸면 소리가 다시 이상해집니다.

그 감칠맛이 사라지고 현대적 성향으로 바뀌지요.

그래서 오디오는 앰프나 스피커 모두 진득한 시간을 거치면서 평가해야 합니다. 

물론 자기 소리가 나오기까지는 앰프보다 스피커가 더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 요즘 오디오 하시는 분들은 거의 중고거래를 통해 연식이 된 오디오만 경험하시다가

그래도 가격대가 도전할 만한 제품(리비도 포함..^^)의 신품을 구매하시고 나서

모두들 공통적으로 문의하시는 내용이 저역이 잘 안들린다는 겁니다.

신제품은 출고하기 전에 버닝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주고 고역위주로 진행됩니다.

왜냐하면 소비자가 낮은 볼륨으로 들을 때면 저역 보다도 고역쪽의 사운드가 

더 오랜 시간이 흘러야 정상재생 되기 때문인데 이 고역버닝의 이유도 있고 

부품이 모두 새것이라 매칭에이징에 대한 시간도 필요한데 박스뜯고 스피커 물리자 마자

나오는 소리를 듣고 전화를 하십니다.

"왜 저역이 안나오지요?"

이런 분들은 신품을 구매해서 제품을 길들인다는 사실에 대한 경험이 

없으신 분들이 대부분 입니다.

그래도 이런 것을 토대로 또 하나의 경험을 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주머니 사정 때문에 중고거래만 하시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새 제품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도 경험하시고 배우는 것도 오디오 생활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기에 입문자 게시판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