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 일을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유명 수입 오디오 메이커에 대한 환상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도 그럴것이 유명 수입품은 다년간 꾸준하게 고도전략의 마케팅과 유수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뇌리속에 각인 박히도록 직 간접적으로 훈련시키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사흘만에 부활하여 제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을 때 유독 도마만이

이 사실을 믿지 못하고 예수님의 손바닥과 옆구에의 상처를 직접 확인하고서야

믿었다는 성경구절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우리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이와같이 불신의 뿌리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교묘한 상술로써 승화시켜 보지 않고도 믿게 만드는 것이

마케팅 입니다.

국산은 수입산 보다 떨어진다.

국산의 디자인이 좋으면 겉만 번지르르 하다고 합니다.

수입산의 디자인이 촌스러우면 역시 외면보단 내면에 신경썼구나 생각합니다.

국산의 디자인이 촌스러우면 국산이 다 그렇지 뭐 하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국제 경기에서 미국과 야구를 붙었을 때 설마 저 메이저 선수들을

이기겠어? 하고 생각 했습니다.

연봉 차이만 봐도 비교가 되지 못했지요.

하지만 어떻게 되었나요?

보기좋게 이겼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금메달까지 땄습니다.

그래도 어떤 분들은 미국 메이져 선수들이 진정한 프로선수이기 때문에

아마추어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되었든 중요한 것은 예상을 깨고 미국 뿐 만 아니라 쿠바, 일본을 모두 이겼다는데

의미를 두는 것은 그동안 우리들이 얼마나 두꺼운 선입견속에 살아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오디오도 마찬가지 입니다.

제가 수입상 근무할 때 버메스터 수입원 이었습니다.

오래된 사진을 보다보니 이 사진이 보여 말씀 드립니다.

BURU.jpg

위에 노랗게 표시된 기판이 제가 만든 버메스터 파워앰프의 기판입니다.

기판 아래로 방열판이 연결되고 캔타입 TR을 달아 KIT 및 완제품으로 잡지에 광고를 냈습니다.

버메스터라는 이름이 무섭긴 무섭더군요.

예상보다 많은 판매율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 앰프는 하나 부터 열 까지 제가 설계하고 만든 앰프입니다.

수입사 사장이 버메스터씨에게 승락을 받았다고 하지만 저는 속내용은 모릅니다.

역시 독일제라 좋네요 하는 감사의 전화도 수 차례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듯 오디오라는 것은 브랜드 파워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오로지 유명 브랜드의 선호가 각인되어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마음속에 각인된 울타리를 걷어내는 분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