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아파트 옥상의 문이 잠겨있었습니다.

아래층 계단에 앉아 생각을 하다

문득....

내가 살면서 몇 번 죽을뻔 했지?

 

세 번....

 

아직 때 가 아닌가?

그럼 내가 살아있다는 흔적을 더 남겨야 하는것이 아닌가...

해서 시작한 것이 레인보우 II 앰프 공구였습니다.

 

일이 있어 바쁘면 잡생각 할 시간조차 없겠다 싶었고

허접한 제품 만들기는 싫어 혼신을 기울였습니다.

레인보우 II는 삶의 연장선이자 의미있는 저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필요한 필수 아이템 이었지요...

 

어차피 어수선한 오디오 시장에서 돈 벌 요량 전혀 없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시작했습니다.

제가 탔던 적금까지 모두 쏟아부었지요.

역시 일이 있고 좋았고 그에 대한 책임감은 미묘한 호르몬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10개월.....

레인보우 II 마무리가 되고 예상은 했지만 상당한 적자로 인해 

처음으로 월세를 못냈습니다.

그런데 후회는 없습니다.

레인보우 II 를 통해 저는 새로운 눈을 떴기 때문이지요.

 

지금이요?

힘듭니다.

 

돈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 입니다......

 

거리에 가로수들을 보면 참 아름답습니다.

보도블록에 황금같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리고

먼 산에 새겨진 가을풍경을 보면 눈물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음악이 필요한가 봅니다.

비록 옆집 아주머니에게 욕을 먹었지만

그래도 음악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