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래에도 글 올렸지만 날이 갈 수록 점점 오디오용 부품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운 좋게 며칠 전에 찾아 헤매던 부품 한 가지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소원이라면 큰 항아리 다섯개에 오디오용 TR 한가득 채워놓고

지내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일 부러운 업체가 골드문트 입니다.

이미 7~80년도에 단종된 오디오용 부품들을 대량으로 구매하여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자금력이 부러울 뿐이지요.

 

그럼 요즘 나오는 부품 쓰면 되지 않느냐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 요즘 반도체 생산업체에서 TR을 만들려 하지 않습니다.

새끼 손가락 크기의 원칩이면 메모리에 튜너에 모든 기능이 내장된 MP-3를 만드는 시대에

누가 구질하게 마진 떨어지는 TR을 만들려 하겠습니까?

 

두 번째는 TR을 만드는 공정에 있어 그 형번의 스펙도 중요하지만 반도체의

접합방식에 따라서 음질이나 음색이 달라집니다.

똑같은 스펙이라도 접합방식이 다르면 소리 또한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생산업체는 좀더 빠르고 안전성을 갖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예전 음질적으로

유리했던 접합방식에 대해서는 생산성 저하 때문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추세입니다.

약간 다른 이유지만 요즘 캔타입 TR 생산을 하지 않는 이유도 같은 것이지요.

 

요즘 새로이 하이엔드 대열에 참여하는 업체들의 제품을 보면 역시 하이엔드 답게

가격은 억 소리 나고 모양도 이쁩니다.

그런데 그 소리를 가만 듣고 있노라면 전성기 시대의 하이엔드 오디오 소리에

전혀 따라오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주는데 내부를 보니 역시나 요즘 생산되는 TR들로

제품을 만들었더군요.

신생기업이다 보니 엔지니어들의 능력도 그렇고 예전 부품의 조달이 어렵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현재 유통되는 부품들로 만들다 보니 이런 결과는 당연합니다.

 

비싸고 모양새 이쁘면 하이엔드로 통용되는 시대가 지금입니다.

 

왜냐?

사람들이 좋은지 나쁜지 구별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냥 비싸고 메이커면 명품이라 무조건 좋겠지 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단자 청소 열심히 하고 달라진 소리를 들으며 감동받던 그 때 그 분들은 

다 어디에 가셨는지 그리워지네요.

 

PS : 현대기아차에 미션을 공급하는 공장을 운영하던 친구로부터 10년만에 전화가 왔습니다.

        그간 10년 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 가는줄 몰랐는데 그 친구의 했던 말 중에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자동차 열 대중에 아홉대는 스틱이었다, 한 대의 오토를

         타는 사람은 부르조아 계열의 이상한 사람일 것이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했는데

         지금은 스틱이 없다".....

         편리함이 개인적 취미의 깊이를 묻어버리는 이야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