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황금기인 90년대에 그렇게 많았던 오디오 잡지책들이 모두 사라져

이제 월간오디오 하나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여러 제조업체, 수입업체들도 하나 둘 도산하거나 업종을 변경하여

좋은 음질을 추구하는 하이파이의 시장은 거의 사라지기 일보직전 입니다.

"뭐가 좀 돈이 되더라" 하면 우루루 몰려들어 시장문화 흐리고 하는 우리나라

사업형태는 이제 좀 달라져야 하지 않나 합니다.

뭔가 한 가지 일을 꾸준하게 하여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돈만 보고 쫒아가는 그런 형태는 결국 같이 망하는 지름길 입니다.

오디오 시장이 이렇게 된 것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오디오 중고제품 수출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는데 시장원리상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워낙 중고시장이 죽어 거래가 되지 않으니 업자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수출하여 제값 받자는 것인데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 쓸만한 제품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누군가 제품추천을 의뢰하여도 구하지도 못하는 제품 추천해 드리기도 그렇고

참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중고나 신품 모두 거래가 뜸하니 업체들은 하나 걸려라 식으로 가격만 뻥튀기 되고 품질은

떨어지는 제품들이 우후죽순 식으로 으로 퍼져가고 있고 이것은 또 소비자의

불만만 키워 결국 누워 침뱉기 꼴이 되어 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뿌리는 격이 됩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소비자가 문제냐 업체가 문제냐 식인데 제 견해로는 둘 다 문제 있습니다.

소비자의 오디오 고르는 수준이 높아져 좋은 것을 찾는다면 업체는 그에 맞춰

좋은 제품을 만듭니다.

그런데 그 반대가 되면 업체는 좋은 제품 보다 돈이 되는 제품을 만들게 됩니다.

소비자들의 오디오 지식이 좀 낮더라도 좋은 제품을 만들어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눈높이에서만 제품을 만드니 시장원리에 뭐라 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주변에서 모두 그럽니다.

리비도 하이파이도 이제 궁상떨지 말로 돈 되는것 좀 하라고...

하지만 저까지 시장원리 따져가며 장삿속으로 한다면 누가 좋은 기기를

만들 것이며 누가 좋은 기기를 추천해 주겠습니까?

 

돈 벌 목적으로 오디오 사업을 한다면 한사코 말리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봐도 하향사업이고 바닥시장 입니다.

여유있는 자본력과 약간의 트릭이나 사기를 첨가하지 않고서는 절대 돈 못법니다.

최근 오디오 시장에서 돈 벌었다는 업체가 있다면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을 사용했을 것이고

장기적인 측면으로 보면 분명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겁니다.

그러다 보니 치고 빠지는 업체들도 많이 있었지요.

     

오디오 사업을 처음 할 때 잘나가는 수입품들과 비교 시청도 해보고 국산 제품도

수입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지금 주변을 둘러보면

저 혼자 외롭게 서있는 느낌이 많습니다.

 

지금 M-35 파워앰프의 케이스 자재가 모두 떨어져 단종되고 M-50 파워앰프를 설계하고 있는데

M-50 이고 뭐든간에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이를 알아줄 사람이 몇 이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에 일에 대한 추진력이 점점 떨어집니다.

M-35 파워앰프 같은 경우 10년동안 고작 36대가 판매되었습니다.

1년에 3~4대 꼴 입니다.

제품을 하나 개발해 만들기에는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갑니다.

이는 몫돈 들여 만들어 푼돈받아 생활비로 모두 소진되어 재투자 할 자금은 커녕

생활비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여건 입니다.

그 만큼 시장은 작아지고 제품을 알아보는 안목을 가진 사람들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 입니다.

그나마 저 혼자니 꾸역꾸역 먹고사는 것이지 결혼해 아이라도 있으면 오디오사업은

전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오디오를 만든지 올해로 31년째네요.

좋아서 시작한 것이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하지만 누가 한다면 말립니다...^^

 

그래도 리비도 하이파이는 주변에 좋은 분들 덕에 힘들지만 죽지 않고 버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