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좋은 오디오 볼륨은 항상 제가 이야기 했듯이

볼륨이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용상의 이유로 불가능 하기에

저는 오디오 볼륨을 필요악적인 존재로 봅니다.

볼륨은 소리의 크기를 결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음악신호를 깍아먹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볼륨은 필요한 것이고 그렇다면 초창기 오디오 볼륨은 어땠을까요?

그 구조는 매우 간단하여 탄소피막에 저항값을 두고 슬라이드 방식으로

접접부를 만들어 쓸어내려가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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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볼륨은 2세대 정도가 되겠군요.

1세대 볼륨은 같은 구조지만 당시에는 모두 하드와이어링으로 제품을 만들었기에

볼륨이 좀 더 크고 단자가 케이블을 납땜하기 위해 크게 만들어졌습니다.

3세대 볼륨은 이 방식을 좀더 물리적으로 크게 개선한 것으로

알프스 블루벨벳 볼륨이 제일 유명합니다.



3fd.jpg


이 볼륨은 지금까지도 많은 오디오 회사에서 즐겨 사용하는 볼륨으로 물리적 성능을 개선하여

수명을 한층 높였고 그로인해 음질에도 많은 향상조건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알프스사에서는 이를 더욱 업그레이시킨 볼륨을 만드는데

그것이 블랙뷰티 입니다.


블랙뷰티.jpg


그런데 이 볼륨은 블루벨벳과 구조가 같고 단지 접접면을 확장시킨 것 뿐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음질적으로도 블루벨벳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가격도 비싸서 롱런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렇게 볼륨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시도하다 탄생한 것이

4세대 어튜네이터 볼륨 입니다.

Stereo-Stepped-Attenuator.jpg 무제-2.jpg

이 볼륨은 슬라이드 방식이 아닌 많은 접접부를 만들어 고정저항을 배치시켜

기존의 탄소피막의 저항체를 대체한 방식의 구조를 갖습니다.

이 볼륨의 가장 큰 특징은 좌우 편차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슬라이드 볼륨은 뽑기를 잘 해야 최저 음량에서 좌우편차를 느끼지 못하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 어튜네이터 볼륨은 고정저항을 사용하기에 

그런 불편사항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 말고 음질은 기존의 슬라이드 볼륨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는 못했고

최소 30스텝 이상이 되어야 볼륨을 키우거나 줄일 때 거부감(한 스텝 조절에서 소리가 너무 커지거나 작아지는)이

없는데 스텝수를 늘리면 단가가 올라가고 접점부가 항상 공기에 노출되어있기에

세월이 흐르면 접점부의 노화로 볼륨을 올리거나 내릴때 마다 "틱틱"하는 소리가

스피커 까지 전달되는 단점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이엔드 오디오용 어튜네이터는 그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상 잘 사용하지 않는

볼륨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튜네이터 볼륨의 아류작도 나옵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뭐 다 그렇지요....

칩어튜네이터.jpg

이렇게 저항을 칩저항으로 만든 볼륨입니다.

사진상으론 크게 보이겠지만 실제 사이즈는 눈에도 잘 보이지 않지요.

한번 바닥에 떨어뜨리면 절대 찾지 못할 사이즈니까요...

원래 칩저항은 로봇이 기판을 만들때 사용하는 것으로

컴퓨터 기판같은 작게 만들어야 하는 경우에 필요한 부품인데

스텝수를 늘리고 크기를 줄여야 한다는 이유로 이런 볼륨까지 나왔는데요

용량이 작은 칩저항이 좋은 소리로 나오기는 정말 힘들지요.

실제 이런 칩저항을 사용한 어튜네이터들을 몇 번 들어봤는데

볼륨 때문에 음질이 이렇게 나빠질 수 있구나 라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 말쯤으로 기억하는데요

넬슨 패스에서 릴레이 볼륨을 달고 새로운 프리앰프가 출시됩니다.

55765.jpg


저도 이 제품을 통해 릴레이 볼륨이란 것을 처음 알았는데요

볼륨을 돌릴 때 마다 앰프 안에서 릴레이들이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해서

"틱틱틱틱~~"하는 릴레이 소리가 재밌게 들리더군요.

이것이 5세대 릴레이 볼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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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고 사각형 모양의 릴레이 16개가 보이지요.

그리고 그 릴레이 접점은 고정 저항과 연결되어 볼륨을 조절합니다.

즉, 어튜네이터의 접점불량 결함을 릴레이로 극복한 구조입니다.

릴레이는 접점이 가스로 충진된 밀폐형 구조하 접점부의 노화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이 장점입니다.

물론 모든 부품이 고장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어튜네이터 볼륨의 접점에 배해서는 수 십배 향상되었다라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2000년조 초에 호블랜드사에서 릴레이 볼륨을 탑재한 진공관

프리앰프가 출시됩니다.


hovland hp 200.jpg




297003-hovland_hp200p_preamp_with_reference_grade_phono_stage.jpg


제품 내부 사진인데요....

왼쪽으로 검은색 네모난 부품들이 릴레이 입니다.

그 위에 투명 아크릴을 덮어 릴레이 볼륨의 고급성을 자랑하고 있지요.


그런데

패스도 그렇고 호블랜드도 그렇지만

릴레이가 차지하는 면적이 크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그래서 그 후로 이 릴레이 볼륨도 능가하는 볼륨이 나오는데

그것이 마이콤을 더욱 개선해서 장착한 6세대 릴레이 볼륨 입니다.

이 6세대 릴레이 볼륨이 요즘 어떤 오디오에 장착되었는지는

아직 정보가 없네요.

4세대 어튜네이터 볼륨의 스텝 수가 많으면 약 36스텝 정도가 되는데

 이 6세대 릴레이 볼륨은 최소 128스텝 이상입니다.

이것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부연 설명을 하면

 한 스텝을 올리거나 내일 때 소리가 커졌는지 줄어들었는지

귀로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귀로 느끼려면 최소 5스텝 이상 돌려야 볼륨이 변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하게 변화되고 그만큼 정교하며 좌우 게인 편차 역시

거의 0% 수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SMD-relay.jpg


그리고 이 6세대 릴레이 볼륨은 회로적 구조가

예전 볼륨들에 비해 완전히 달라집니다.

교과서를 새로 썼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장 큰 특징은 5세대 까지의 볼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은 음량에서의 음원 손실율이 많이 적어졌다는 것...

이로써 작은 볼륨에서도 기존 볼륨에 비해서 밸런스가 살아나기에

답답함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이 6세대 릴레이 볼륨만으로 만들어진

패시브 프리앰프도 나오는데 그 자랑이 대단하더군요.

"볼륨이 좋아져 프리앰프는 이제 증폭이 필요없다"

이렇게 말하네요....

저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하네요.

여러분들이 사용하시는 오디오의 볼륨은 몇 세대 인가요?

한 번 앰프에 귀를 대로 볼륨을 올려보세요...

스피커는 빼놓고요....

만약 렐레이 소리가 들린다면

5세대 이상의 릴레이 볼륨일 겁니다.


ps : 릴레이 볼륨의 아류작


gfdfd.jpg

이처럼 IC하나로 볼륨 및 톤 콘트롤까지 되는 부품이 있습니다.

이 칩 하면 끝이예요.

만들기 참 편하지요. 이런 종류가 꽤 많습니다.

보통 TV나 저렴한 오디오 제품에 많이 사용하는데

충격적으로 천 만원 이상 되는 하이파이 이 부품에도 사용됩니다.

이 내부에는 릴레이 역할을 반도체 부품으로 대신 컨트롤 하는데

위에 언급한 칩저항 볼륨도 마찬가지지만

이건 더 심한 결과물이 됩니다.

내 앰프의 볼륨이

이것만은 아니길 빌며

글 마칩니다.